시편

나의 영혼에는 재난이 가득하며

은혜바다로 2023. 7. 21. 10:02

시편 88:1-18

 

오늘 시편 88편은 솔로몬과 동시대 사람인 헤만이 드린 기도로, 고라 자손의 시 모음집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시편의 많은 비탄시 중에서도 그 탄식과 호소가 가장 절박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표제에 나오는 마할랏르안놋이라는 말은 고통스러운 병에 대한 노래라는 뜻입니다. 질병의 고통중에 구절마다 숨이 넘어가는 듯한 절망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흔히 다윗의 시 등에서 볼 수 있는 감사나, 선취적인 찬양도 나오지 않습니다. 자신이 당하는 재난이 하나님의 진노와 심판임을 알고, 오직 하나님께서 구원하시기만을 간구하고 있습니다. 먼저 헤만은 하나님께서 나의 기도를 들으시고 구원해 주시기를 간구했습니다.

 

88:1 여호와 내 구원의 하나님이여 내가 주야로 주 앞에서 부르짖었사오니 88:2 나의 기도가 주 앞에 이르게 하시며 나의 부르짖음에 주의 귀를 기울여 주소서

 

헤만은 자신의 고통과 절망이 어떠한지 숨김없이 고백하며 호소했습니다. “내 영혼에는 재난이 가득하고, 내 생명은 스올의 문턱에 다다랐습니다. 나는 무덤으로 내려가는 사람과 다름없고, 기력을 다 잃은 용사같이 되었습니다. 죽은 자들 가운데 던져졌고, 죽어서 무덤에 묻힌 자 같이 되었습니다. 주께서 다시 기억하지 않는 자 같이 되었고, 주의 손에서 끊어진 자 같이 되었습니다. 주께서 나를 구덩이 밑바닥, 어둡고 음침한 곳에 던져 버리셨습니다. 주의 진노가 나를 누르고, 주의 파도가 나를 심히 괴롭게 하셨습니다. 나를 아는 사람도 내게서 멀리 떠나게 하시고, 그들에게 나를 보기에도 역겨운 사람이 되게 하셨습니다. 나는 갇혀서 나갈 수 없게 되었습니다. 고통으로 눈마져 흐려졌습니다. 하나님이여, 내가 매일 주를 부르며, 주를 향하여 두 손을 들고 간구하였습니다.”

 

88:3 무릇 나의 영혼에는 재난이 가득하며 나의 생명은 스올에 가까웠사오니 88:4 나는 무덤에 내려가는 자 같이 인정되고 힘없는 용사와 같으며 88:5 죽은 자 중에 던져진 바 되었으며 죽임을 당하여 무덤에 누운 자 같으니이다 주께서 그들을 다시 기억하지 아니하시니 그들은 주의 손에서 끊어진 자니이다 88:6 주께서 나를 깊은 웅덩이와 어둡고 음침한 곳에 두셨사오며 88:7 주의 노가 나를 심히 누르시고 주의 모든 파도가 나를 괴롭게 하셨나이다 (셀라) 88:8 주께서 내가 아는 자를 내게서 멀리 떠나게 하시고 나를 그들에게 가증한 것이 되게 하셨사오니 나는 갇혀서 나갈 수 없게 되었나이다 88:9 곤란으로 말미암아 내 눈이 쇠하였나이다 여호와여 내가 매일 주를 부르며 주를 향하여 나의 두 손을 들었나이다

 

헤만은 이렇게 죽음에 직면하고 있는 질병의 고통에서, 신앙적 갈등으로 씨름하기도 했습니다. 하나님의 구원의 손길이 미치지 않고 있다고 느끼기 때문이었습니다. 먼저 자신이 이렇게 죽으면 어떻게 하나님의 선하심을 나타낼 수 있겠느냐 항변했습니다. “하나님, 죽은 자에게 기적을 베푸시겠습니까? 유령들이 일어나 주를 찬양하겠습니까? 주의 사랑을 무덤에서 말하고, 주의 성실하심을 죽은 자들의 세계에서 선포할 수 있겠습니까? 흑암중에서 주의 기적을 알 수 있겠으며, 잊혀진 땅에서 주의 공의를 알 수 있겠습니까?”

 

88:10 주께서 죽은 자에게 기이한 일을 보이시겠나이까 유령들이 일어나 주를 찬송하리이까 (셀라) 88:11 주의 인자하심을 무덤에서, 주의 성실하심을 멸망 중에서 선포할 수 있으리이까 88:12 흑암 중에서 주의 기적과 잊음의 땅에서 주의 공의를 알 수 있으리이까

 

끝으로 헤만은 다시 한번 하나님께서 구원해 주시기를 간구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구원해 주실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구심이 많았습니다. 그럼에도불구하고 오직 의지하고 호소할 분은 하나님밖에 없기에, 마지막까지 하나님께 부르짖었습니다.

 

88:13 여호와여 오직 내가 주께 부르짖었사오니 아침에 나의 기도가 주의 앞에 이르리이다 88:14 여호와여 어찌하여 나의 영혼을 버리시며 어찌하여 주의 얼굴을 내게서 숨기시나이까 88:15 내가 어릴 적부터 고난을 당하여 죽게 되었사오며 주께서 두렵게 하실 때에 당황하였나이다 88:16 주의 진노가 내게 넘치고 주의 두려움이 나를 끊었나이다 88:17 이런 일이 물같이 종일 나를 에우며 함께 나를 둘러쌌나이다 88:18 주는 내게서 사랑하는 자와 친구를 멀리 떠나게 하시며 내가 아는 자를 흑암에 두셨나이다

 

인간은 하나님이 지으신 존귀한 존재입니다. 그러나 또한 타락한 죄성을 품고 사는 이중적인 존재입니다. 그 죄성으로 인해 인간은 수많은 죄에 노출되고, 죽음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반드시 하나님의 용서와 구원이 필요한 존재가 되었습니다. 오늘 헤만의 시는 그러한 인간의 절박한 존재를 대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질병과 죽음 한복판에 떨어진 인간을 구원하실 분은 오직 하나님이심을 증거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그 하나님을 믿고 섬길 수 있음이 감사한 일입니다. 그 하나님께 용서받았고, 용서받으며, 용서받을 것도 감사한 일입니다. 죽음을 마주하는 날에도 구원받을 생애로, 끝까지 하나님을 의지하며 살아가기를 기도합니다.

 

말씀 기도: 죽음으로 떨어지는 날에도 주를 의지하게 하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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